안녕하세요. 생기한의원 원장입니다.

전신 가려움으로 인해 스테로이드를 10년 가까이 복용하고 계신 상황이라면, 몸과 마음 모두 많이 지치셨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려움이 너무 심해 약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반면, 장기 복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또 다른 걱정을 안고 지내고 계신 상태로 보입니다. 이러한 고민은 실제로 오랜 기간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온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부분입니다.

스테로이드는 염증과 가려움을 빠르게 억제하는 데는 매우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장기간 복용 시에는 면역 기능 저하, 피부 위축, 반동성 악화(약을 줄이거나 끊을 때 증상이 더 심해지는 현상)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드시고 있는 약을 갑자기 중단하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급격히 악화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에, 무작정 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전신 가려움과 스테로이드 의존 상태를 단순히 “피부 문제”로만 보지 않습니다. 면역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체내에 열, 건조, 순환 장애가 함께 작용하며 가려움이 반복되는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특히 오래된 가려움일수록 피부 표면의 문제보다는, 몸 안에서 가려움을 계속 만들어내는 조건이 유지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방 치료의 핵심은 지금 당장 약을 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테로이드에 대한 의존도를 서서히 낮출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한약 치료를 통해 과도하게 흥분된 면역 반응과 체내 열을 조절하고, 피부를 건조하게 만드는 내부 환경을 개선해 가려움이 자연스럽게 줄어들도록 돕습니다. 이와 함께 침 치료, 약침, 외용 치료 등을 병행하여 피부의 예민함과 염증 반응을 단계적으로 안정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치료 과정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스테로이드의 종류와 용량, 복용 기간, 증상이 악화되는 시기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서서히 감량을 시도할 수 있는 시점과 속도를 함께 조율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한방 치료를 받으면 바로 약을 끊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시지만, 실제 진료에서는 생활이 가능할 정도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두고 치료를 진행합니다.

또한 전신 가려움은 스트레스, 수면 부족, 피로 누적과도 깊은 관련이 있어, 이러한 부분까지 함께 조절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더디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한의학적 진료에서는 피부 증상뿐 아니라 수면 상태, 소화 기능, 체력, 땀·열감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가려움이 반복되지 않는 방향으로 체질을 조정해 나갑니다.

지금처럼 약 없이는 버티기 힘든 상태라면, 혼자서 끊으려고 애쓰기보다는 전문가와 함께 안전하게 방향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니, 너무 불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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